Story #1.

가을방학의 ‘베스트 앨범을 사지 않아’ 라는 노래는 요즘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감상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어공부가 올스톱 되었다는게 단점이라면 단점;; ESL 팟캐스트 들어야하는데. 하지만 어거지로 하면 잘 안되니까 듣고 싶을때까지 들을 겁니다.

가사는 매우 감상적인 글귀들로 이루어져있는데, 사실 사람들이 서로간의 사랑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고 뱅글뱅글 도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으로 듣고 있습니다. 예쁜 모습만 보여주는거. 멋진 모습만 보여주는거. 당연한 사람의 감정이고 또 순수한 감정임에 틀림은 없습니다. 당연히 사랑하면. 누군가에 이뻐보이고 싶고 멋있어보이고 싶잖아요.

가끔 그런생각을 해요. 완벽하다는 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의 역설이라구요. 무슨 잡소리냐구요? 사람들은 완벽할 수 없는데, 완벽하다는 건 그만큼 자신을 꾸미고 있다는 거니까. 완전하게 완벽하지 않다는걸 보여주는 것이라는 소리죠.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그 사람의 단점까지 사랑해야 한다는 뻔한 소리를 하자는건 아니구요. 다시 말하면 그 사람을 사랑하고 보살펴줘야 할 부분들이 있어야 사랑할 수 있는것인데, 너무 완벽하면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이죠.

유대와 애착의 관계는 결점으로 부터 시작하는 완벽성이라고 말한다면. 너무 궤변인가요?

 

그래요. 조카를 예를 들면 좀 이해가 쉬울것 같아요. 사실 사람들은 부모가 아이에게 사랑을 듬뿍 준다고 생각하지만 난 그 반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조금씩 하고 있어요.

누나가 외출하거나 친구를 만나러 나갈때 종종 조카랑 하루종일 놀아주는데, 기본적으로 넌 세상에서 수용받고 사랑받는다는 느낌과 감정을 전해주기 위해서 나름 조카에게 열과 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새벽에 엄마 옆에서 나와서 삼촌인 내 옆에서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본다거나. 하루종일 삼촌만 찾아다닌다거나. 출장갔을때 삼촌 목소리 듣고싶다고 페이스타임을 두두두두 요청하는 모습을 보면. 과연 나는 조카에게 사랑을 주는 주체인가 사랑을 받는 주체인가 솔직히 많이 헤깔린다는거죠. 관계와 애착의 형성은 그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

 

그런 감정을 이 노래를 듣고 있다고 하면 너무너무너무 과장한거인가는 잘 모르겠지만.
계피 목소리 너무 좋음.

왠지 예쁘기만하고, 멋지기만 하다는거.
센척하는거 같은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혹시 그런 오류를 범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에
다시한번 적어봤어요.

 

Story #2.

저는 밝은 느낌의 초록색, 소위 연두색이라고 부르는 색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케이블도 연두색, 아이패드 케이스도 연두색, 차에 달려있는 스티커들도 초록이나 연두계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네. 그냥 네이버색이라고 하면 좀 정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린홀릭이라고 해두면 딱 좋을꺼 같은데.

 

연두색이라는 색깔은 일종의 수용의 느낌을 주는것 같아서 좋아해요. 겨울에 얼마나 더러운 얼음이었는지 혹은 새들과 벌레들이 똥을 누고 갔는지 상관없이 봄은 모두 연두빛으로 덮어주니까요. 그래서 세상이 이 세상을 수용하는 색깔이 연두색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좀 들구요. 그래서 더불어 겨울이 끝나가고 봄이 시작되는 그런 봄을 좋아해요.

뭐 신호등도 그렇잖아요. 연두색이면 사람들 막 건너잖아. 방화벽에서도 허용할때는 연두색이거든. 그런데 솔직히 연두색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좀 힘들구요. 눈이 조금씩 녹아 흙탕물이 질질 흐르는 땅에서 피어나는 새싹의 느낌이라면. 좀 이해가실려나요.

 

그래서 그린홀릭 입니다.

 

Story #3.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과정은 책을 읽는 과정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사람도 책을 읽을 때 처럼 끝이 있나요? 가끔 추리소설을 거꾸로 읽는 느낌의 사람들이 있는데. 그래도 읽고 알아가는 과정은 호기심 어리고 유쾌한 과정이라는거죠.

마치 전설의고향 볼 때 누나랑 이불 뒤집어쓰고
끝까지 다 보는 느낌이랄까.

 

 

* Thanks to ‘낮잠열차’ (Sung by 계피)

언제 어디든 잠들 수 있는 사람들이 있지
예를 들면 지금 내 옆에 한 명
만원열차라 엄마는 서있고 소녀만 앉아서 가네
미안해서 자는 척은 아닌데

아이들은 왜 항상 입을 벌리고 자는 걸까
곱게 입힌 치마 반쯤 뒤로 돌아간 채

언젠가 너는 깨어나 어른이 된 널 보겠지
회사에 출근하는 너, 남자랑 키스하는 너
그런 날이 오기 전에 아직은 좀 더 자두렴
사탕보다 더 달콤한 젤리보다 더 말랑한 낮잠
출처 : ttongfly.net (텅날개.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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