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 학원을 가는 길이였다.

 

” 여행중 대단히 죄송합니다. 이번 저희 공장의 부도로 인하여 질좋은 명품 우의를 저렴한 가격에 모시기 위해 잠시 실례 말씀 드립니다.”

 

어제는 갑자기 몰아친 소나기로 우의나 우산이 잘 팔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햇님이 밝게 웃을 수 있는 맑은 아침이었다.

 

 

” 하나만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사람들의 반응은 예상대로 ‘ 별 미친놈 다 보겠네 ‘ 정도의 표정이었고 당연히 아무도 팔아주지 않았다.

 

그 아저씨는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지하철 다음칸으로 이동하여 또 다시 자신의 삶의 목소리를 이야기 했지만 계속해서 물건은 팔리지 않았다.

 

 

글쎄.

 

그 아저씨는 햇빛이 비치는 늦은아침에 우의를 팔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모르는 개념없는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단순한 실수였을까. 아니면 삶이 그를 어쩔 수 없이 엉뚱한 지하철 속의 상황으로 내몰았던 것일까.

 

 

아침에 기상청 사이트 한번 검색해 볼 여유없이 지하철로 물건을 팔러 온 그 아저씨의 삶의 자세를 생각하면서 다시한번 ‘ 타이밍의 부재 ‘ 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A와 B가 서로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공간속에서 서로 조우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

 

 

우리들의 삶과 성공에 관한 문제도 바로 이 타이밍의 부재는 아닐까.

 

선택의 기로에 서서 모호한 우유부단성으로 ‘한 발 늦거나’ ‘간발의 차’ 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할 경우, 우리는 성공이라는 삶의 지향점을 조금씩 잃어 나가게 된다.

 

그래서 모든 것은 때가 중요하다고 많은 현인들이 이야기한 것이며, 철이 든다는 것은 바로 이 삶의 타이밍에 대한 감각을 이해하였다는 의미일 것이다.

 

 

” 우의를 저렴한 가격에 모시고 있습니다. ”

 

 

지하철은 한강을 씩씩하게 건너고 있었고

 

시퍼런 한강물에 반짝이는 햇빛과 그 아저씨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삶은 열정적이지만 타이밍의 부재로 그 순간만큼은 몰상식한 사람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는 그의 모습은 마치 항상 엇박자의 삐그덕 소리를 내며 살아가는 내 삶의 타이밍과 비슷했던 것은 아닐까 하고.

 

 

그럴지도.

 

아주 고루한 내 친구 얘기지만

 

친구의 진심과 마음이 항상 그에게 전달되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그와같은 이유와 같은 맥락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맑은 날 우산과 우의를 팔았고

 

항상 비오는 날 빨래를 널었다.

 

 

필요없을 때 존재했으며

 

필요할 때 곁에 없었다.

 

아마 적어도 그런 이유는 아니었을까.

 

 

이제는 그만 철이 들었으면 좋겠다. 아니 철이 오기만을 바란다.

 

20살의 나와 28살의 나는 숫자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그 나이만큼의 타이밍이 항상 부재였지만

 

적어도 맑은 날 우의를 팔며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내 삶이기에

 

적어도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비가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오늘도 열심히 우의를 팔아야겠다.

 

 

더불어

 

아저씨도 우의를 다 팔아 회사를 다시 일으켜 행복해지시길 빌며

 

그리고

 

최고였던

 

당신도 항상 행복하시기를…..

 

 

*Thanks to RadioHead ‘No Surprises’

 

 

a heart that’s full up like a landfill
쓰레기장 처럼 가득 찬 마음

a job that’s slowly kills you
너를 서서히 죽여가는 업무

bruises that won’t heal
치유되지 못할 상처들.

you look so tired and unhappy
너는 너무나 지치고 불행해 보여

bring down the government
국가는 너를 실망시키지

they don’t speak for us
그들은 우릴 대변해 주지 못해.

i`ll take a quiet life
난 조용한 삶을 살게 될거야.

a handshake with carbon monoxide
일산화물과의 한 번의 조우

no alarms and no surprises (x3)
그 어떤 불안이나 놀라움도 없기를

silent(x2)
고요하기를…

this is my final fit my final belly ache
이것은 나의 마지막 발작.. 나의 마지막 불평..

with no alarms and no surprises(x4)
그 어떤 불안도 충격도 없는 채로

please
제발….

such a pretty house and such a pretty garden
그토록 아름다운 집과 아름다운 정원..

no alarms and no surprises(x3)
어떤 불안도 충격도 없기를

please..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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