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1. 유도저항

사람들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위협받으면, 그것을 원상태로 회복하기 위해 더 강하게 저항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가질 수 없거나 잃어버린 물건에 더 집착하고 하지 말라는 일에 더 매달리게 된다.

사람들은 어렵게 성취한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이처럼 가족의 반대나 주위의 장애가 연인들의 사랑을 더 깊게 만드는 것을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 라고 부른다. 그래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가족의 반대와 사회적 편견이 그들 사이의 정서적 결합을 강화하고 더욱 더 갈망하게 만들었던 것.

 

연인들에게 매우 세속적이고 속물적이며 사회적 편견에 사로잡힌 것으로 여겨지기 쉬운 것들에 대해 마땅히 싸우고 사랑했던 그들은
동화책이 아닌 현실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까?

반대로, 세속적이고 속물적인 배경을 엮어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가치로써 가족을 만든 그들은 과연 행복할까?

 

 

Story #2. 불륜

그 사람을 만나기 전
지하철 역 화장실 거울에서 머리를 매만지고
근처 모텔 앞으로 향한 아주머니는 매우 수줍을 표정을 하고 누군가를 향해 서 있었다.

지난 수십년간 한번도 볼이 벌걿게 달아오를 일이 없었을
그런 아주머니를 보며

풍차가 돌아가는 모텔 근처에서 오리고기를 뜯어먹을지언정 ‘지상으로 영원으로’ 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를 꿈꾸는 아주머니의 삶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었을까.

그 감정. 상당이 예뻐 보이긴 했는데.

그 순간 그들이 가지고 있었을 사랑과, 가정과, 결혼은.
그 시간에 어떤 의미를 투영할 수 있었을까.

 

 

Story #3. 시장과 소비

사람들은 현실을 뒤로하며 희망을 갈구하는 능력이 있고, 바야흐로 자본을 그 희망을 상품으로 판매하는 시대가 되었다.
끝없이 욕망하고, 끊임 없이 소비하는 시대.

부자가 될 것 같은 느낌에 ‘한국의 부자들’ 이라는 책을 사서 읽고, 건강해질 것 같은 느낌에 ‘반신욕’ 이라는 책을 사서 읽는다. 잘사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외제차를 구매하고,

바야흐로 이미지가 상품으로 등장하는 세상.

 

섹스와 성적 친밀감은 아주 의미있는 상품이 되었다. 그것은 관계맺기가 주는 수고로움과 고통 없이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사라진 실제에 슬퍼하며 진짜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수고와 고통은 없어도 된다. 사람들은 트렌디 드라마와 아이돌의 리얼 연애/결혼 프로그램을 보며 정서적/성적 친밀감을 섹스시장에서 소비할 뿐이다. 인간은 상황마다 적응하고 만족하며 살아가기에 각자가 생각하는 가장 진짜 같은 가짜가 진실이 되고 가치가 될 수있는 것.

 

그래서 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은 프로그램은 정말로 진짜 같다.

 

 

Story #4. 외로움

사람들이 성적/정서적 상품을 소비하는 이유는 외로움 때문이며, 이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누군가와의 친밀한 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성적/정서적 친밀감임을 의미하는 것임을 자본주의와 기업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Story #5. 술

감정의 절제를 강요받은 이 시대의 남자들에게 술과 술자리는 친밀함의 해방구와 같다.

 

 

Story #6. 조건

조건은 물론 중요하지만, 조건으로 이루어진 결혼에게도 따라오는 것은 친밀함에 대한 요구이다. 비누에 묻은 머리카락과 자잘한 습관들은 친밀함이 없으면 해결 될 수 없는 심각한 문제이며, 따라서 어떤 사람들은 등산모임에서 불륜을 행하고 늦은 나이에도 가슴 뛰는 사랑을 찾아 나서는 것은 아닐까?

 

* Thanks to ‘종이우산’ (sung by 가을방학)

비 오는 날엔 모르는 노랜 듣고 싶지 않아
수없이 듣던 멜로디 한번 더 찾고 싶어져
울적한 날엔 빨리 잠드는 편이 좋겠지만
좋은 꿈을 꿀 자신이 없는 난 내일을 미루네

하필이면 이런 표정에
왜 이런 감정이 담기는지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은 왜
비가 되어 내려 내려 오는지

너를 두고 온 그 거리에도 이 비가 내리고
발자욱을 지우고 내일이면 또 아무렇지 않게
맑은 얼굴로.

하필이면 이런 표정에
왜 이런 감정이 담기는지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은 왜
비가 되어 내려 내려 오는지
출처 : ttongfly.net (텅날개.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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